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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세라핌사로프의 성 세라핌(St. Seraphim of Sarov, 1759-1833)은 러시아정교회 및 동방정교회 전체 신도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대성인이다. 성 세라핌이 살았던 시기는 러시아정교회에서 수도생활의 영성이 꽃 피웠던 때였다. 수천 명의 순례객들이 성 세라핌을 만나보기 위해서 멀고 먼 곳(모스크바 북쪽) 사로프까지 걸어서 방문하였다고 한다.
성 세라핌은 돌아가신 지 70여년이 지난 후에 수십만 정교회 신도들의 축하 속에 시성되었다. 성 세라핌은 체계가 잡힌 글을 쓰거나 어떤 훌륭한 이야기를 만들어내지는 않으셨다. 그렇지만 그는 지혜롭고 경건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세라핌 성인의 본래 이름은 프로호르 모쉬닌이었다. 그는 소년시절부터 성서의 내용과 성인들의 삶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갖고 있었다. 한 번은 6살의 프로호르가 병에 걸려서 심하게 앓고 있었는데 살아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꾸르스카야의 성모님께서 그에게 나타나셔서 곧 병이 낫게 될 것이니 안심하라고 하셨다. 프로호르의 어머니는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아들을 등에 업고 근처에 있는 성당의 꾸르스카야 성모님 이콘 앞에 데려다 놓았다. 그러자 그의 병세는 금방 치유되었다. 그 이후로 프로호르 모쉬닌은 자기가 성모님의 보호 아래 있다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그는 가능한 한 자주 성당에 가서 예배에 참여했으며 성서 읽기를 더욱 더 열심히 하였다.
18세때 프로호르 모쉬닌은 자신이 수도자가 되길 바란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다. 그가 수도생활을 위하여 집을 떠날 때 그의 어머니는 프로호르에게 구리로 만든 작은 십자가를 주었는데, 프로호르는 죽는 순간까지 평생 그 십자가를 목에 걸고 있었다.
수도자가 된 젊은 세라핌은 수도원에서 자기 임무 수행을 위해서 바쁘게 지냈다. 그는 특히, 훌륭한 목수로 일을 했는데, 그의 생활에 필요한 가구는 스스로 만들어 사용했다. 그리고 그는 자기의 시간을 독서와 기도하는 데에 많이 봉헌하였다. 그가 성서와 교부들에 관한 책을 읽을 때에는 성화상 앞에서 무릎을 꿇고 성서와 교부들의 책에 묘사된 것을 마음으로 체험하고자 노력했다. 이러한 방법은 그의 독서가 그 자신의 체험의 한 부분이 되도록 하였으며 그가 엄격한 수도생활 훈련을 시작하였을 때에는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
세라핌은 엄격한 금식을 실천하였는데 하루에 한 끼만 식사를 하고 수요일과 금요일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기도에 집중하기 위해 오랜 기간 동안 인적이 드문 나무 숲 속으로 들어가곤 했다. 그래서 그는 아무 방해를 받지 않고 기도에 전념할 수가 있었다.
얼마 후에 세라핌은 또 다시 앓아 눕게 되었는데 사람들은 그가 얼마 있지 않아 죽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렇지만 꾸르스카야의 성모님께서 그에게 나타나셔서 "세라핌은 우리들 중의 하나이다"라고 말씀하시자 그의 병은 금방 치유되었다.
어느 성 대 목요일에 성 세라핌은 아주 뚜렷한 환상을 보았다. 성찬예배가 진행되는 중에 그는 예수님을 보았는데, 예수님께서 성당 안으로 들어오셔서 성찬예배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축복을 내리시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 사실을 자기 윗사람들에게 말했더니 그들은 이러한 하느님 사랑의 표시를 자랑하지 말라고 경고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성 세라핌에게 더욱 수도생활을 잘 하고 자신을 다 바쳐 기도생활에 전념하도록 격려했다.
성 세라핌은 숲 속에 조그마한 오두막집 한 채를 지었다. 그는 이 오두막집에서 기도생활을 하면서 초대교회 때 사막의 성인들이 지키던 규칙을 엄격히 지키고 따랐다. 그는 그곳에 채소밭을 일구어 그 밭에서 나오는 야채로 식생활을 영위하였다.
성 세라핌은 자기 오두막집 주위 숲 속에 있는 특별한 장소에 성지(聖地)의 이름을 따다 붙였는데, 예를 들면 예루살렘, 베들레헴 등으로 가상 성지를 정해 두었다. 그리고 그는 그 가상 성지를 찾아가 진짜 성지를 연상하면서 기도했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삶 안에서 모든 사건들을 명상하곤 하였다.
성 세라핌은 특별히 야생동물을 좋아하였다. 곰, 토끼, 늑대, 여우들이 빵 조각을 받아먹으려고 그의 주위로 모여들곤 하였다. 그는 자기를 찾아오는 야생동물들을 쓰다듬어 주었고 먹을 것도 주었다.
어떤 부인은 성 세라핌이 자신의 손으로 곰에게 먹을 것을 주는 것을 직접 보았다고 이렇게 기록하였다. "저는 세라핌 수사 신부님의 얼굴을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그분의 얼굴은 마치 천사처럼 빛이 났으며 기쁨으로 충만하였답니다."
아담이 지녔던 하느님을 닮은 본래의 모습을 회복하게 된 성 세라핌은 천국의 순수함 속에서 자연을 벗삼을 수 있었던 것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 그의 수도생활은 더욱 더 엄격해졌다. 한 때 성 세라핌은 바위 위에 앉아서 천일 동안을 꼬박 기도로 보냈다. 그 이후 그는 침묵을 하나의 규칙으로 정해 놓고는 그 어느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초대교회 사막의 교부들의 교훈과 모범을 따랐으며 그분들에 대한 독서를 계속하였다. 드디어 그는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었으며 불도 때지 않은 조그마한 오두막집 방안에 자신을 스스로 가두었다. 그리고 잠은 쭈그리고 앉아서 잤다.

성 세라핌
성모님 이콘 앞, 바위 위에서 기도하는 성 세라핌

오랫동안 수도생활에 대한 공부와 수련을 쌓은 다음에 세라핌 성인은 자신을 만나러 오는 사람들에게 그동안 자기가 해온 기도와 묵상의 열매를 나누어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바로 이 때에 성 세라핌은 장상(長上, 러시아어로는 '스타렛츠'라고 한다. 장상은 모든 이들이 필요로 하는 협조요청을 받아들이고 그들에게 필요한 충고를 해주는 원로수도자, 영적 지도자 등을 뜻한다.)이 되었다.
세라핌은 하느님의 능력으로 병고치는 은사를 받았다. 세라핌이 유명하게 되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았을 때에도 그는 어떠한 명예와 인간적 위로를 마다하고 스스로 멀리 떨어져 고독한 수도생활을 했다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매우 놀라워했다.
세라핌은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을 꿰뚫어 보면서 그들의 마음이 어떤 상태이며 또 어떻게 도와주여야 할 지를 알고 있었으므로 실질적이고 슬기로운 충고를 해줄 수가 있었다.
세라핌의 모든 충고는 성서와 초대 교부들의 저서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해준 충고의 말은 성서와 교부들의 저서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였다.

한번은 모토빌로프라는 그의 제자를 불러놓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너는 그리스도인 삶의 주요한 목적을 알기 위해서 여러 해 동안 노력해 오고 있다'고 말씀하셨다네"

모토빌로프는 성 세라핌께서 이러한 진리를 터득했다는 것에 아주 놀랐다. 사실 모토빌로프는 그리스도인 삶의 주요한 목적을 알고자 신부님들이나 교수님들에게 질문했을 때에, "교회에 열심히 나가라, 하느님께 열심히 기도해라. 하느님의 교훈을 따르라. 그리고 선행을 열심히 하여라."는 거의 비슷한 답변들을 들었지만 모토빌로프 자신으로서는 만족하지 못하였다.
세라핌 성인은 모토빌로프에게 "기도와 금식이 우리 삶의 목적은 아닙니다. 기도와 금식은 다만 우리의 목적으로 인도하는 길인 것입니다. 우리 삶의 진정한 목적은 우리 안에 성령을 모시는 것입니다. 선행과 기도는 우리들 안에 성령을 잘 모실 수 있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것은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토빌로프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아서 세라핌 성인에게 "성령을 모신다는 그 뜻이 무엇입니까? 저는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라고 질문했다.
세라핌 성인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그것은 마치 예금구좌와 같은 것입니다. 즉 우리가 돈을 저축하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우리 안에 성령을 비축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위해서 선행을 하거나 하느님에 대하여 묵상을 할 때 우리는 성령을 비축하게 되는 것입니다. 기도는 우리 안에 성령의 비축을 더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종종 교회에 출석하기엔 바쁘며 또 가난한 이들에게 자선을 베풀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항상 기도할 수 있으며 하느님을 가까이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우리로서는 가장 행복한 때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기도 이외에 우리는 또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라고 모토빌로프는 또 다시 질문을 하였다.

"하느님께 가까이 갈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하십시오. 그대가 성령을 더욱 많이 비축하기 위하여 무엇이든지 도움이 되는 것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가장 높은 소득을 올리기 위하여 장사를 하는 것처럼 생각하십시오.
만약 기도하는 것이 성령에 관해서 더욱 많은 것을 가져다준다면 계속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금식하는 것이 당신을 위해서 최선이라면 금식을 하십시오. 또 당신이 성령을 비축하는데 다른 어떠한 것이 당신을 돕는다면 바로 그것을 하십시오. 상품을 좋은 가격에 잘 사려고 노력하여 최대의 이득을 보려는 상인처럼 하십시오.
단지, 그대가 사용하는 돈이 충분하거나 또는 부족하거나 하는 정도의 차이와 같은 것입니다. 그대가 성령을 받기 위하여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이 하늘나라에 비축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성령의 특별한 사랑 안에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세라핌 성인은 자신의 어깨를 모토빌로프에게 갖다대면서 "우리 둘은 지금 성령 안에 있습니다. 왜 정면으로 나를 바라보지 않습니까?"

"신부님, 신부님의 눈에서 나오는 빛이 눈부셔서 저는 신부님을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신부님의 얼굴이 너무 빛나고 있기 때문에, 너무 눈이 부셔서 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요. 바로 그것이 우리가 성령의 충만한 영광 안에 있다는 것입니다. 두려워 마시고 머리를 들어 나를 쳐다보시오."

모토빌로프는 세라핌 성인을 쳐다보았다. 성인의 얼굴은 마치 태양 속에서 나온
사람의 얼굴처럼 보였던 것이다.


성 세라핌

모토빌로프와 대화 중 거룩하게 변모하신 성 세라핌

세라핌 신부는 그에게 어떤 느낌인지 물어보았다.

"예, 제 영혼이 평화롭고 고요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래요. 그 평화는 바로 하느님께서 보내시는 평화입니다. 그 외에 무엇을 느낍니까?"

"예, 유별나게 달콤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요. 우리 마음 안에 녹아 내리는 듯 한 감미로움이지요. 그 외에 또 무엇을 느낍니까?"

"예. 성령께서는 성령께 접하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그러한 기쁨을 충만케 해주신다는 느낌입니다."

"그것은 이승의 삶에서 우리의 고통과 불행에서 되돌아서서 하늘나라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그 무한한 기쁨의 조그마한 맛을 보는 것에 불과합니다. 또 다른 느낌이 있습니까?"

"예. 아주 따뜻함입니다. 그리고 좋은 향수보다 더욱 더 향긋한 아주 좋은 냄새입니다."

"그래요. 그 향기는 이 세상 그 어떠한 향냄새에서도 비길 수 없는 향기입니다. 그리고 그 따뜻함은 바로 우리 곁에서 나옵니다. 지금 당신은 온 누리에 내려져 있는 녹지 않는 눈을 보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사랑하는 이들과 그 이웃들을 사랑하는 이들을 지켜보십니다. 그리고 그분은 그들을 성령의 기쁨으로 충만케 해 주십니다."

"만약 당신이 그분을 믿는다면 그것은 당신이 수도자이든 사제이든 또는 평신도이든 간에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누구든지 이 기쁨을 체험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은 지금 성령을 본 것입니다. 평화로운 마음으로 돌아가십시오."

그래서 모토빌로프는 자기도 하느님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도 하느님을 볼 수 있도록 돕는 세라핌 성인의 능력에 놀라하면서 그의 곁을 떠나갔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이다." (마태오 복음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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